발행일 OK2026-09-07
견적서 유효기간 — 청구스

견적서 유효기간, 비워두면 열려 있는 게 아닙니다

청구스

견적서 양식에는 유효기간 칸이 있습니다.

비워두고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제까지라고 못 박으면 거래처가 부담스러워할까 봐요.

그런데 그 칸을 비우면 기한이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기한이 「나중에 다툴 것」으로 바뀝니다.

📌 한 줄 정리
기간을 적은 견적서는 그 날짜에 효력을 잃습니다. 안 적은 견적서는 「상당한 기간」이 지나면 효력을 잃는데, 그 상당한 기간이 언제까지인지는 분쟁이 생긴 뒤에 정해집니다.


⚖️ 견적서 유효기간을 정하는 법 조항

견적서는 대개 청약 또는 청약의 유인으로 봅니다. 상대가 받아들이면 계약이 되는 문서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민법의 청약 규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민법 제528조 (승낙기간을 정한 계약의 청약)
승낙의 기간을 정한 계약의 청약은 청약자가 그 기간 내에 승낙의 통지를 받지 못한 때에는 그 효력을 잃는다.

민법 제529조 (승낙기간을 정하지 아니한 계약의 청약)
승낙의 기간을 정하지 아니한 계약의 청약은 청약자가 상당한 기간 내에 승낙의 통지를 받지 못한 때에는 그 효력을 잃는다.

두 조문의 차이는 한 단어입니다.

「그 기간」과 「상당한 기간」입니다.

견적서 유효기간 민법 528조 529조 비교


📅 「상당한 기간」이 왜 문제인가요

「상당한 기간」은 숫자가 아닙니다.

상대가 견적을 받아 검토하고 회신하는 데 필요한 기간을 뜻합니다.

그 길이는 거래마다 다릅니다.

품목이 표준적인지, 금액이 큰지, 상대가 내부 결재를 거쳐야 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같은 열흘이 어떤 거래에서는 충분하고 어떤 거래에서는 짧습니다.

문제는 누가 정하느냐입니다.

우리가 정하지 않았으니 나중에 정해집니다. 그리고 나중에 정한다는 것은 대개 분쟁이 생긴 뒤에 정한다는 뜻입니다.

유효기간 30일이라고 적혀 있으면 31일째에 이야기가 끝납니다. 안 적혀 있으면 31일째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견적서 유효기간을 비우면 상당한 기간이 된다


💸 기간이 열려 있으면 원가가 열려 있습니다

법적 효력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견적서에 적은 금액은 그때의 원가로 계산한 값입니다.

자재비가 오르고, 환율이 움직이고, 인건비가 바뀝니다.

석 달 전 단가로 지금 발주가 들어오면 그 차액은 우리가 부담합니다.

거절하기도 어렵습니다. 우리가 낸 견적이고, 기간을 안 적은 것도 우리이기 때문입니다.

⚠️ 뒤늦게 오는 발주가 가장 위험합니다
빨리 오는 발주는 견적대로 남습니다. 늦게 오는 발주일수록 원가가 벌어져 있습니다.

특히 자재 비중이 큰 업종이 그렇습니다. 설비, 기계, 전기, 공사는 견적과 발주 사이가 몇 달씩 벌어지는 일이 흔합니다.

견적서 유효기간이 길수록 벌어지는 원가 차이


✍️ 유효기간 칸에 무엇을 적나

첫째, 날짜로 적습니다.

「견적일로부터 30일」보다 「2026년 10월 7일까지」가 낫습니다. 기산점을 두고 다투지 않습니다.

둘째, 기간을 거래 성격에 맞춥니다.

상황

기간

자재 가격이 자주 움직인다

짧게 — 7~15일

표준 품목이고 단가가 안정적이다

30일 전후

상대가 내부 품의를 거쳐야 한다

검토 일정에 맞춰

셋째, 기간이 지난 뒤 어떻게 할지 한 줄 적습니다.

「유효기간 경과 후에는 재견적이 필요합니다」 한 문장이면 됩니다.

이 문장이 없으면 기간이 지난 뒤에 온 발주를 거절할 때마다 설명해야 합니다.

견적서 유효기간 작성 3가지 — 날짜·기간·경과 후 처리



📌 기간이 지난 견적서로 발주가 오면

원칙적으로 그 견적은 효력이 없습니다. 기간을 정했다면 그 날짜에 이미 소멸했습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그냥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래처와의 관계 때문입니다.

받기로 했다면 새 견적서를 다시 보냅니다. 금액이 같아도 그렇습니다.

구두로 「그대로 진행하시죠」 하고 넘어가면, 나중에 어느 견적으로 계약된 것인지가 불분명해집니다.

금액이 같은데 왜 다시 보내나 싶지만, 다시 보내는 데 드는 비용은 5분이고 안 보내서 생기는 비용은 그때 가서 정해집니다.

금액이 달라졌다면 반드시 다시 보냅니다. 이건 선택이 아닙니다.


🔗 견적서는 돈 받는 과정의 첫 문서입니다

견적서 다음에 발주가 오고, 납품이 되고, 세금계산서를 끊고, 대금이 들어옵니다.

앞 문서의 조건이 흐릿하면 뒤 단계가 전부 흐릿해집니다.

어느 견적으로 계약된 것인지 불분명하면, 청구 금액의 근거도 불분명해집니다.

미수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그 근거입니다.

「이 금액이 왜 이 금액인가」에 답하지 못하면 독촉이 약해집니다.

받을 돈이 맞는지 우리 쪽에서도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효기간은 견적서를 지키는 장치가 아니라, 그 뒤에 오는 청구를 지키는 장치입니다.

견적서 유효기간이 청구 근거로 이어지는 흐름


❓ 자주 묻는 것

Q. 유효기간을 짧게 쓰면 거래처가 부담스러워하지 않나요?

거래처도 견적에 유효기간이 있다는 걸 압니다. 오히려 기간이 없으면 언제까지 유효한지 되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짧은 기간이 부담이라면 「경과 후 재견적」 문구로 여지를 남기면 됩니다.

Q. 유효기간을 안 적었는데 석 달 뒤에 발주가 왔습니다.

민법 제529조에 따라 「상당한 기간」이 지났다면 효력이 없습니다. 다만 그 기간의 길이는 거래 관행과 사정을 따져 판단하므로, 우리가 일방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새 견적서를 보내는 것이 가장 깔끔합니다.

Q. 견적서에 도장을 찍어야 효력이 있나요?

날인 여부가 효력을 좌우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누가 언제 어떤 조건으로 냈는지가 남아야 하므로, 발신 기록이 있는 방식으로 보내는 편이 낫습니다.

Q. 유효기간과 납기는 다른가요?

다릅니다. 유효기간은 이 견적을 언제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가이고, 납기는 받아들인 뒤 언제까지 납품하는가입니다. 한 칸에 섞어 적으면 나중에 해석이 갈립니다.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만 글을 닫기 전에, 하나만 더 소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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